[인터뷰] 핵보유국 英 출신 전문가 "한국, 핵잠 여러 척 보유해야"

관리자
202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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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sand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06


세종硏 워드 연구위원, 한미 정상회담 4개월 전 주장
"한국 핵잠은 중국 견제의 핵심...美도 역할 확대 용인"
고교 때 북 존재 처음 알고 “아직도 이런 체제가” 충격
고려대·서울대·비엔나서 북한의 군·수산업·시장 연구
"金정권 존재하는 한 통일 불가...北 민주화에 관심을"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26일 화상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샌드타임즈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26일 화상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샌드타임즈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이 공식화된 가운데 영국 출신의 북한 전문가가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필요성을 일찌감치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6월 발표한 공동 보고서에서 “북한의 전략핵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역시 복수의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며 “핵잠 건조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의제로 이를 적극 상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필요성을 직접 언급해 승인을 이끌어냈다.

한국 내 전문가들 역시 핵 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지만, ‘푸른 눈의 외국인 전문가’가 내놓은 제언은 더욱 눈길을 끈다. 런던에서 태어난 한 영국 청년이 어떻게 한반도 문제의 최전선으로 오게 되었을까. 그는 현재 세종연구소에서 북한의 외교·안보, 핵잠수함, 한미동맹, 경제·인권 문제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이 직면한 외교안보 현안과 북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26일 피터 워드 연구위원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 Q&A 일대일 문답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A. 저는 198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고, 현재 세종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고려대학교 하계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한국에 왔고, 이후 고려대 국사학과에 편입했습니다. 석사는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북한 군대와 시장의 연계성을 주제로 연구했습니다. 2024년 2월부터 세종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영국인이 어떻게 북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A. 9살 때 우연히 냉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그때부터 독재와 공산주의라는 개념에 강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고등학교 때 북한이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됐고 “아직도 이런 체제가 존재하는구나”라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대학 진학 후 북한을 ‘본격적으로 공부해 보자’고 결심했고, 그 선택이 결국 한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Q. 석사와 박사 논문 주제는 무엇이었습니까?

A. 석사 논문은 북한 수산 부문에서의 ‘배타성’, 즉 시장 주체와 국가 기관의 관계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였습니다. 경제사회학 관점에서 시장이 어떻게 국가 권력과 연결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듬해인 2013년부터 매년 인민군 수산 부문 열성자회의를 개최하며 물고기 잡이를 독려했습니다.  특별한 최첨단 기술이나 막대한 예산 없이도 식량 부족 해결에 있어서 비교적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수산업에 인민군을 전면에 내세운 것입니다.  

박사 논문은 “북한 군대와 북한 시장의 연계관계”를 다뤘습니다. 북한 체제는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군과 시장의 결합 구조 위에서 유지된다고 보았습니다. 그 분석 틀은 현재 제가 안보와 군사 문제를 연구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Q. 지난 6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관련 보고서를 내셨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세종연구소에서 주된 분야는 북한 외교·안보, 한반도 전략, 미중경쟁과 핵잠수함 문제입니다. 동시에 한미동맹, 유럽 안보, 북한의 인권·이주·경제 문제 등 여러 분야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연구 대상은 하나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양한 영역을 연결시켜야 하는 복합 연구입니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허용한 것은 저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 조선업은 1970년대 이후 거의 붕괴했지만, 지금은 회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필리 조선소 인수도 그런 흐름의 한 사례입니다. 또 핵추진 잠수함은 중국 견제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이 전략적으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허용선’이 이미 미국 내에서 형성됐다고 봅니다.

Q. 북한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A. 아직은 초기 단계라고 판단합니다. 김정은이 올해 3월에 현지 조사를 했고, 선체 일부 사진을 공개했지만 실제 기술 수준은 불확실합니다.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는 그 가능성에 다소 회의적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과 핵기술을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시켜 온 전례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 '즉각적 위기' 수준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북한의 신형 디젤 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봐도  진수는 했지만 아직 운용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방향성 자체는 중요합니다. 한국 역시 현 단계에서부터 핵잠수함 관련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러시아가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활동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대북제재 무력화 우려 속에서 국제사회의 현실적 대응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일부 제재는 이제 거의 집행이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나 수출입 관련 조치는 사전에 막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물론 사후적으로 조사와 고발은 계속할 수 있지만, 사전 차단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사이버 해킹 등 새로운 제재 위반 유형에 대한 법치 강화와 다국적 협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입니다. 제재 집행뿐 아니라 예방 시스템 구축이 핵심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Q.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축소가 된다면 한미동맹과 한국 안보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A. 저는 군사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의견을 드리자면, 연합훈련은 두 가지 핵심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억지력 발휘, 작전 준비태세의 유지와 강화, 이 두 요소가 축소 이후에도 보장된다면 규모 조정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핵 억제력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작전 준비태세가 약화된다면 축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규모 조정을 논의할 때는 이 기준을 분명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미중 갈등, 일본-중국 간 긴장 고조 등으로 한국의 전략적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마련해야 할 외교·안보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두 가지 방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첫째, 외교·안보의 다각화·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특히 유럽 및 입장 유사국들과의 전략적 협력, 공동 기술 개발, 공동 생산, 정보 감시·정찰(ISR), 사이버 분야 협력은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둘째, 대미 군수 투자 확대도 중요합니다. 조선업에서 이미 사례가 있었듯, 항공우주·해양·지상전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미 군수 산업의 통합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한미동맹의 상호 보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제 ‘북한 견제’ 수준을 넘어 지역 안보에 기여하는 국가로 역할을 확장해야 합니다. 핵잠 연구나 군수 산업 같은 분야에서 이미 그런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데, 역내 유사 입장국들과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적극적 협력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중 관계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언급 방식에 조심스러움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지역 안보와 전력 강화에 소극적 자세를 취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균형 잡힌 확장’과 ‘조심스러운 실리 외교’라고 생각합니다.

Q. 북한의 ‘두 국가론’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A. 김정은은 사실상 통일을 포기했다고 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내부 결속력 강화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한국에 대한 이중적 이미지를 제거하고,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이자 퇴락한 국가'로 규정함으로써 통일이나 평화를 주장할 때 나타나는 인지적 불협화음을 없애려는 시도입니다.

둘째는 핵 위협의 신뢰성 확보입니다. 과거에는 “같은 민족이니 평화통일하자”고 말하면서 동시에 핵폭탄으로 위협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두 국가론은 민족 개념을 버리고 '완전한 외국' '적대국'으로 한국을 규정함으로써 핵 위협을 더 믿음직스럽게 만드는 전략적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Q. 내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십니까?

A. 그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저는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트럼프는 ‘대가’에 민감한 인물입니다. 노벨평화상 정도는 충분한 보상이 아닐 겁니다. 핵 보유를 인정해주려면 북한은 ICBM, SLBM, 핵추진잠수함 등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무기 체계를 포기해야 하고, 이를 위한 검증과 사찰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정상회담 한 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한국과 일본의 반대를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Q. 국내에서는 통일 여론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A. 여론 형성은 중요하지만, 통일은 한국 여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김씨 정권이 존재하는 한 통일은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통일보다는 북한 민주화와 인권, 정보 유입, 이탈 주민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통일은 그 이후에 자연스럽게 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결국 북한 내부 변화가 없다면, 통일 논의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Q. 북한 연구자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A. 북한 연구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제 안보, 기술, 이민, 인권 문제까지 연결된 21세기 권위주의 연구의 핵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연결 구조를 끝까지 추적해 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연구 인생의 목표입니다.


정리=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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